"정몽준과 아이들, 축구협회 손 떼라" - 시사in 주진우 기자
->해축, 국대축구만 보느라 국내축구 잘 모르는 기자가 치밀한 사전조사 없이 '현 축협 반대파'라는 타이틀만 보고 인터뷰어를 선정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기사
검은색은 인터뷰 본문, 붉은색은 제 코멘트입니다. 뉴스밸리로 보내야 하나 생각했는데 일단 스포츠로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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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은 국가대표든, 클럽이든, 초등학교든 경기를 가리지 않는다. 열정만 있다면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 진정성에 감동한다. 하지만 축구에 미친 사람도 한국 축구를 사랑하기는 힘들다.
=> 6월 18일 K리그 총 관객 10만 명, 6월 11일 총 관객 9만 명, 10라운드 79경기만에 100만 관중 돌파(최근 5년 중 두번째로 빠른 페이스), 경기 당 평균 10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창 땡볕인 오후 3시 경기가 수두룩했음에도 나온 수치입니다.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 등은 카운트하지 않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목포축구센터와 부산구덕운동장에는 공식집계 1000명 안팎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하네요. 지난 두 차례 국가대표 평가전 역시 각각 4만명이 경기장을 직접 찾았고, TV시청률도 낮지 않았습니다.
미안하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축구를 보러 오셨습니다. TV를 통해서만 열정과 진정성을 느끼는 사람들이야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겠죠.
승부 조작은 축구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한국 축구장에서 심판 매수는 별로 뉴스가 되지 않는다.
=> 여기까지 오도록 언론은 뭘 했는지? 심판 매수가 뉴스가 되는지 안되는지 뉴스를 만들어 보고 말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심판 매수 뉴스 됩니다(연.고전 심판 매수...전 고대감독 구속영장 : 스포츠 경향). 단신으로 끝내고 추가보도 안한 건 언론이군요. 저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언론이 부각시켰다면 어땠을까요?
사회가 많이 깨끗해졌는데 축구계는 곪고 썩어서 냄새가 난다. 6월9일에는 프로축구에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선수와 브로커 14명이 기소됐다.
예견된 일이었다. 정몽준 전 축구협회장이 축구계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18년 동안 수많은 징조가 있었다.
예견된 일이었다. 정몽준 전 축구협회장이 축구계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18년 동안 수많은 징조가 있었다.
=>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정몽준 의원이 축협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생긴건가요?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1993년 이전에는 승부조작 문제가 전무했나요? 종목을 막론하고 "동료 선수들을 함께 입학시켜주는 조건으로 ㅇㅇ대를 갔다" , "감독님들 사이에 친분이 두터워 어쩔 수 없이 XX고로 진학했다" 류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특히 학원스포츠 레벨에서 진학 문제 때문에 승부조작이 비일비재하고, 이해당사자 간의 심각한 싸움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엘리트 축구, 초·중·고교에서 대학 진학하는 시스템에 불합리한 점이 많다. 특히 전국대회 8강에 들어야 대학에 가는 제도는 부정을 일으킬 소지가 너무 많다.
=> 축구협회 2006년 사업계획 보시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4강, 8강 제도 폐지를 포함한 특기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으며", "8개 시도교육청은 이미 폐지되었고, 나머지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추진중이다"라고 되어 있군요. 2012년에는 토너먼트 대회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것이 축구협회의 입장이죠.
학원 축구계에서 아직까지 승부조작을 포함한 이런저런 문제가 잔존할 가능성을 배재할 순 없지만(직접 본 게 몇 경기 안되서 확실히 말씀 못드리는 겁니다) 사실은 짚고 넘어가야죠. "명목상으로는 없어졌지만 현장에선 존재한다"도 아니고 없어진 제도가 아직까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그걸 정정하지도 않고 받아서 그대로 옮기는 사람이나 도찐개찐이네요.
2군 선수와 실업 선수는 구조적으로 못 먹고살게 되어 있다. 2군 선수들이 여관비와 밥값을 내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프로에서도 드래프트 제도가 생기면서 고액 연봉자와 함께 연봉 1000만원짜리 선수가 많이 나왔다. 구조적으로 열악해서 돈에 대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
=>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감합니다.
그런데 실업 선수들 먹고 살아요. 아, 물론 '모든 실업 선수'가 큰 문제 없이 먹고 사는건 절대 아닙니다. 몇몇 팀들은 재정 상황이 굉장히 열악하고, 시청팀이라 할지라도 지원은 하늘과 땅 차이죠. 대전한수원, 울산미포조선, 고양KB 같이 지원이 든든한 팀들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프로 2군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드래프트제도요, 도입 주체가 어디인진 아시죠? 축협이에요 K리그연맹이에요? 드래프트제 폐지할 때도, 재도입할 때도 연맹이 구단 수뇌부들과 모여서 처리했잖아요. 축협에 뭐라고 해서는 안될 것 같은데요?
축구협회의 지원은 없는 건가?
축구협회 예산이 1000억원을 넘었다. 이 돈은 대표팀과 축구협회 직원을 위해 쓰라는 돈이 아니다. 축구 저변을 위해 예산을 내려보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축구협회는 대표팀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곳이다. 축구협회의 수입은 대표팀 광고비, A매치 비용, 월드컵 참가비 등에서 나온다. 이 대표 선수들은 열악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에서 상품으로 만들어놓은 거다. 그런데 협회에서 열매만 따먹는 식이다. 돈을 벌었으면 그 돈을 초·중·고교로 내려보내야 한다.잉글랜드 축구협회 같은 경우는 총수입의 50%를 유소년 축구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지방축구협회에 예산을 지원한다. 이래 놓고도 축구협회는 자기들이 잘해서 돈을 버는 줄 안다.
축구협회 예산이 1000억원을 넘었다. 이 돈은 대표팀과 축구협회 직원을 위해 쓰라는 돈이 아니다. 축구 저변을 위해 예산을 내려보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축구협회는 대표팀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곳이다. 축구협회의 수입은 대표팀 광고비, A매치 비용, 월드컵 참가비 등에서 나온다. 이 대표 선수들은 열악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에서 상품으로 만들어놓은 거다. 그런데 협회에서 열매만 따먹는 식이다. 돈을 벌었으면 그 돈을 초·중·고교로 내려보내야 한다.잉글랜드 축구협회 같은 경우는 총수입의 50%를 유소년 축구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지방축구협회에 예산을 지원한다. 이래 놓고도 축구협회는 자기들이 잘해서 돈을 버는 줄 안다.
=> 허승표씨야 반대편이니 자기한테 유리한 말만 한다 치죠. 기자님은 축구협회가 예산 출처 및 사용내역을 최근 지속적으로 공개해왔다는 사실 모르세요?
축구협회가 대표팀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그 덕분에 국고 보조금이 미미해서 문체부 예산이 다른 곳에 사용될 수 있는거 아닌가요? 다른 비인기종목처럼 협회 운영비의 절반 이상이 국고에서 나오는 것이 좋다고 보시나요? 축협에서 자기들이 잘 해서 돈 버는줄 안다고요?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부분을 간과할 순 없지만, 축협이 손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고 보는데요?
그리고 축협 예산이 초중고로 내려가지 않을까요? 2010년 예산 지출 계획을 보며 유소년 육성에 투입되는 비용이 전체 예산의 27.1%인 252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잉글랜드 FA에 비교하면 확연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잉글랜드FA 예산은 2008년에 281m 파운드를 기록했습니다.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절대 액수에서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다가 잉글랜드 유소년 저변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넓다는 사실 잘 아시잖아요.
축협 간부들의 연봉 내역이 대의원에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문제네요.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축협 간부들의 연봉 상승 = 축구 저변 환경 열악'이라는 공식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 정도로 문제가 많다면 축구계는 그간 왜 잠잠했던 건가?
부분적인 반발은 있었다. 축구인들이 나서서 피켓 시위를 한다든지 하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이다.
부분적인 반발은 있었다. 축구인들이 나서서 피켓 시위를 한다든지 하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이다.
=> 내부고발은 예나 지금이나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사회에서 쉽지 않다는 사실 잘 아실텐데...
그래도 정몽준 회장이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현재의 축구협회로 키워놓은 것 아닌가?
(웃음) 정 회장이 축구협회장 되고 나서 1년인지 2년인지 9억원 정도를 내놓은 것으로 기억한다.
(웃음) 정 회장이 축구협회장 되고 나서 1년인지 2년인지 9억원 정도를 내놓은 것으로 기억한다.
=>지원 액수가 얼만지를 떠나서 회장이 사재를 내놔야 운영되는 협회가 잘못된 거죠. "회장 됐으니 돈 좀 내놓으시죠" 라는 건가요?
그리고 정몽준 회장이 직접 낸 돈이 적은거지, 현대를 통해서 '스폰서'라는 이름으로 축협에 지원된 돈 적지 않습니다. 90년대 초중반에만 매년 3~50억 원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축협으로 넘어왔죠. 나이키와 스폰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찬조액이 확 줄어들어서 2006년부터는 거의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총선에서 정 회장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안정환 선수를 데리고 다녔다. 황선홍 감독도 선거판에 가고. 축구협회 간부들은 선거판에서 살다시피 했다. 국제축구연맹 규정에 선수들을 정치에 이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 이건 허승표 말이 맞습니다. 분명 잘못 된 일...그래서 전 안종복이 인유단장 떠난 것이 옳다고 봅니다. 안상수가 문학에서 유세하는걸 지원하다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축구계에서 근본 대책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대회 유치, 보조금 지급, 심판 문제 등 축구협회에 실질적인 권한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말을 못할 뿐이다. 과거에 ‘축축모’(축구 발전을 위한 축구인들의 모임), 축구연구소 등 축구인들이 자성하고 연구하는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지금까지 철저하게 축구협회에서 배제됐다. 정 회장을 비판하면 철저히 응징하고 축구계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했다. 18년 동안 그 사람은 제왕이었다. 아무도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
대회 유치, 보조금 지급, 심판 문제 등 축구협회에 실질적인 권한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말을 못할 뿐이다. 과거에 ‘축축모’(축구 발전을 위한 축구인들의 모임), 축구연구소 등 축구인들이 자성하고 연구하는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지금까지 철저하게 축구협회에서 배제됐다. 정 회장을 비판하면 철저히 응징하고 축구계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했다. 18년 동안 그 사람은 제왕이었다. 아무도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
=> <축구단체장 선거 앞두고 현역 지도자들에게 돈 돌려>(출처:조선일보) - 누가? 허승표가 이사장으로 있던 축구연구소 & 여기와 같은 계열인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가! 자성하고 연구하는 모임이 축협회장과 연맹회장 선거에 돈 돌리나요?
지도자협의회는 저 사건이 이슈화된 직후 해체했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던 축구연구소 조차 2009년에 폐쇄됐습니다. 허승표가 축협회장 선거에서 떨어지자 지원을 끊으면서 자금난을 이유로 문 닫았습니다. 축협 대항마로 목소리 높이려면 너부터 잘 하시지 그랬어요...
축구인들의 열정이 부족한 것 아닌가?
축구협회 회장은 대의원 투표로 뽑힌다. 그런데 지난번 선거까지는 중앙대의원 제도라는 게 있었다. 28명 대의원 가운데 5명은 선거 한 달 전에 축구협회에서 직접 지명하게 돼 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5대0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 불합리성 때문에 아예 경쟁이 안 됐다. 올해 초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랬더니 축구협회는 기득권층에 유리한 선거제도로 바꾸려고 세 번이나 제도 개정을 시도하다가 각 시도 축구협회 회장의 반발로 무산됐다.
축구협회 회장은 대의원 투표로 뽑힌다. 그런데 지난번 선거까지는 중앙대의원 제도라는 게 있었다. 28명 대의원 가운데 5명은 선거 한 달 전에 축구협회에서 직접 지명하게 돼 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5대0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 불합리성 때문에 아예 경쟁이 안 됐다. 올해 초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랬더니 축구협회는 기득권층에 유리한 선거제도로 바꾸려고 세 번이나 제도 개정을 시도하다가 각 시도 축구협회 회장의 반발로 무산됐다.
=> 그래서 바뀐 대의원 체제가 어떤 것인지는 왜 말 안해주나요? 지난 10월 통과된 협회 정관 개정안은 '중앙대의원 5명을 없애고 풋살연맹회장 1명을 추가시켜 기존 28명 대의원을 24명으로 변경'하는 것이었습니다. 체육화와 문광부에서 지적한 부분은 '특정 연맹이 복수의 대의원을 두어선 안된다'는 것이고, 축협에서 결국 수용했죠.
허승표가 어떤 인물인지는 따로 안적겠습니다. 다만 '축구계의 DJ' 같은 수식어를 붙일만한 사람은 분명 아닙니다. 김우중 축협회장 시절에 어떤 일을 했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피플웍스는 어떤 곳인지, 최근 축구계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허승표 그 자체는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고 진행한 인터뷰라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3년째 시사인 봐 오는 동안 이렇게 실망스러운 인터뷰는 처음이네요. 특히 인터뷰 주체가 주진우 기자라는 사실에 놀랍습니다. 이번에는 왜 이 문제를 논의하는 데에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하셨나요? 질문은 왜 또 하나같이 감정적이고 팩트는 전무한건가요? 실망스러움 그 자체네요.
받은지 몇 일 됐는데, 자소서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차피 진도 막힌 김에 썼습니다. 3시간 지났네요;;
수정할 부분 있으면 댓글로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덧글
주진우 기자 트윗의 정몽준-김흥국관계에 대한 트윗을 보면... 이건 축구를 위한 인터뷰가 아니라고 봐도 오해하는게 아닌게 분명합니다...
http://twitter.com/#!/jinu20/status/81599333128089600
그런데 아까 희야님 글 보고 인터넷 좀 뒤져보고 른벨님 글까지보니 난감한 기사네요. 정몽준에 대한 우회 비난 혹은 른벨님이 처음 쓰신 것처럼 기자의 무지가 부른 문제인거 같네요. 전자라도, 후자라도 욕은 좀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위에 희야님 링크보니 전자 쪽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네요.
그런데 전 오히려 이런 글일수록 '허승표가 어떤 인물인지 함께 적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허승표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극소수(!!!) 축구팬은 이런 찌라시에 안 낚이겠지만, 전후 사실 관계를 알지도 못하고 알아볼 생각도 없는 냄비는 백발백중 낚입니다.
그리고 마냥 신나서 부화뇌동하죠.
축협은 까야 제맛-허승표가 축협 반대 인사라카더라?-우와앙 허승표 날 가져요!
딱 이 수준에서 헤어나질 못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