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2010 시즌 결산 - 총평 by 른밸

각 팀 별 리뷰와 시즌 베스트 11까지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총평인데...사실 순서가 바뀐 듯 싶네요;; 총평을 먼저 하고 팀 별 리뷰나 베스트11을 했어야 하는데...다음 시즌부터 계획을 다시 잡아야 겠습니다. 

지금까지의 결산 포스팅은 다음과 같습니다(링크 걸려있습니다)

내셔널리그 2010 시즌 결산


  강호로 평가받음에도 번번히 주저앉았던 수원시청이 대망의 통합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2010년 내셔널리그가 끝났다. '역대 최고의 시즌'이라느니 '명경기 속출' 같은 낯간지러운 수식어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지난 해 내셔널리그는 분명 흥미진진했다. 짧은 글 한 편으로 한 시즌을 돌아본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넓은 차원에서 리그를 간략히 되돌아보겠다.


1.중부권팀들의 대약진

  지난 한 해, 가장 눈에 띈 흐름은 중부권 팀들의 돌풍이다. 전기리그 우승팀 대전한수원, 후기리그 우승팀 강릉시청. 여기에 통합승점 1, 2위팀으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한 수원시청과 고양KB.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팀 모두 중부권에 위치한 팀들이다. 전, 후기리그 3위를 차지한 인천코레일과 충주험멜, 아쉽게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주저앉은 천안시청과 신생팀 돌풍을 일으킨 용인시청 또한 중부권에 위치해있다. 

  그 동안 내셔널리그는 남부권 팀들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중부권 몇몇 팀들이 도전하는 형국이었다. 울산현대미포조선은 꽤 오랫동안 내셔널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지난 해에는 김해시청과 창원시청이 각각 전,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국체전 우승팀 부산교통공사까지 포함하여 남부권은 질적인 면에서 중부권을 압도했다.

  이러한 경향이 역전된 원인은, 중부권 팀들의 선전에 맞물린 남부권 팀들의 부진에 있다. 만년 중하위권이었던 대전은 대대적인 전력보강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연고지를 충주로 옮긴 험멜은 열광적인 홈관중 성원에 힘입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전기리그에 부진했던 기존 강자(강릉, 수원, 고양)들은 후기리그 들어 전열을 가다듬었다. 반면 김해는 리그 개막 전부터 내우외환으로 삐걱거렸고, 창원은 부상과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울산은 주전선수들이 강원FC 합류한 상처를 아직까지 치유하지 못했고, 부산은 뒷심부족을 드러냈다.

  사상 처음으로 중부권팀들이 플레이오프 티켓을 싹쓸이한 2010년 양상은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양, 강릉, 대전이 대대적인 선수보강을 단행한 데에 반해, 남부권 팀들은 상대적으로 보강된 선수면면이 떨어진다. 물론 절치부심하며 칼을 갈고 있는 남부권 팀들의 반격 또한 기대된다.


2.공격축구? 축구의 기본은 수비!

  2010년 내셔널리그는 총 210경기에서 578골이 터졌다. 경기당 평균 2.75골로, 2009년 2.84골에 비해 근소하게 득점이 줄었다. 예산과 함께 '못 넣고 많이 먹는 팀'이었던 홍천이두의 이탈과 신생팀의 가세가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할 수 있다. 경기내용적 측면에서 내셔널리그 트랜드가 수비축구로 이동했다고 보긴 힘들다.

  그보다는 내셔널리그 팀들 간의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 시즌 총 10개 팀이 골득실차를 '+'로 끝냈다. 그럼에도 가장 골득실차가 큰 팀은 울산의 +16이다. 울산이 +36으로 마감했던 2008년과 비교한다면 격세지감이다. 두 자리 수 '-'로 마감한 팀은 3팀 뿐이다. 하위 3팀에게 집중포화를 날리고, 나머지 팀들은 주고받았다고 보면 타당하다.

  흥미로우면서 즐거운 사실은, 많은 팀들이 '자기 색깔'을 충실히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성운-조주영-이승환으로 이루어진 '미드필더 삼각편대'와 득점왕 김영남을 앞세운 대전은 베니테즈 감독 시절의 리버풀을 떠올리게 했다. 부산은 차철호, 이용승, 장지수로 구성된 공격진을 활용하여 투박하지만 파괴력있는 축구를 구사했다. 상대팀에 맞춰 팔색조처럼 변신한 강릉과 내셔널리그판 니폼니쉬 축구를 선보인 천안시청도 빼 놓을 수 없다.

  한편 최종우승을 차지한 팀이 수원이라는 점은 축구의 기본명제 '수비가 최우선이다'가 입증되는 대목이다. 수원은 그 동안 울산 못지않은 무자비한 공격축구를 과시했다. 팀컬러가 180도 뒤바뀐 이유는 공격진의 부진에 있다. 하정헌은 강원FC로 떠났고, 다른 공격수들은 동반 슬럼프에 빠졌다. 외국인 선수 나우징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김창겸 수원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선회했다. 수원은 28경기에서 22골만 내주는 짠물수비를 바탕으로 대망의 리그우승을 거머쥐었다.


3.작은 희망만을 남긴 채 실패한 흥행

  경기 외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꼽자면 단연 충주험멜의 흥행이 떠오른다. 예산 못지 않은 유랑구단 험멜의 충주 입성을 곱게 바라보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몇 년 있다가 다시 떠나겠거니 했던 이들의 인식은 1년 만에 바뀌었다. 충주는 2010시즌 평균 1500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리그 최고 흥행구단이 되었다. 원인은 여러가지다. 일단 경기가 재미있었다. 팀 전력의 핵심인 젊은 선수들의 쉴 틈 없는 공격축구는 관중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여기에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뒷받침 되었다. 세련되고 획기적인 활동은 아니지만, 충주시민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기본에 충실했다. 관중 증가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었고,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다른 팀들이 모범사례로 삼았으면 하는 선순환 구조다.

  야심차게 시작된 온라인 생중계에 대한 평가는 유보해야겠다. K리그 중계문제가 대두된 와중에, 내셔널리그 연맹의 유연한 행보는 많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생중계를 통해 얻은 경기영상의 자유로운 활용을 제약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자유롭게 각종 편집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영상 다운로드를 허용하는 쪽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몇몇 긍정적인 부분으로 처참한 흥행성적을 가릴 수는 없다. 내셔널리그연맹이 공식 집계한 2010년 리그 평균 관중은 470명이다. 2006년 이래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화요일-금요일' 일정을 비롯한 연맹의 관중 동원 방안은 실패로 끝났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충분한 조사연구 없이 'K리그와 중복하지 않으면 관중이 늘어날 것이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감행한 일정 조정이다. 대다수 구단들은 아직 '마케팅'이란 단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관성적으로 운영되는 구단 지원 체계는 내셔널리그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다. 눈에 보이는 데이터를 두고도 적극적인 해석과 대책 마련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경기장 근처에 플래카드 몇 개 거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실정이다. 지원 스태프를 제대로 갖춘 구단도 몇 안되는 실정이다. 정점은 예산FC의 내셔널리그 탈퇴다. 여수, 서산을 거쳐 예산에 이른 유랑생활은 결국 리그 탈퇴로 마무리되었다. 지자체 후원도, 기업 지원도 받지 못하는 독립구단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비극이다.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둘 다 놓친 2010 시즌

  경기력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몇몇 팀의 경우 K리그 팀들과 대등한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K리그와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지면서, 선수들에게 동기유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2011년에도 선수 10명이 K리그에 합류한다. 6강 플레이오프체제는 장단점이 고루 있지만, 미디어와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무대 폭이 넓어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좋은 컨텐츠를 죽여버린 연맹의 오판이 문제였다. 지난 해 내셔널리그 연맹의 목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경기력 향상과 일정 조정을 통해 신규 관중을 유치하자' 정도가 된다. 연맹이 범한 치명적인 실수는 기존 관중을 외면한 것이다. 고객관리를 더욱 중요시하는 시대 흐름을 거슬러 오른 대가를 연맹은 톡톡히 치뤘다. 주중 경기 일정은 그나마 찾아왔던 관중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신규유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연맹의 지나친 야심이 오히려 독이 된 2010시즌이었다. K리그와의 경쟁이 부담스럽더라도 기존 경기일정을 고수하면서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했더라면 더 나은 결과물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2011 시즌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떠나간 관중들을 되찾겠다'는 생각보다 '아직까지 내셔널리그를 지켜보는 관중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연맹과 구단이 가졌으면 좋겠다.






덧글

  • 카싱가지 2011/02/12 01:37 # 답글

    수고하셨습니다. 고향인 충주에 팀이 생겨서 관심이 많이 생겼는데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른밸 2011/02/12 01:53 #

    충주가 고향이시군요- 2011년이 정말 기대되는 팀입니다. 이상재 유치원의 돌풍 다시 한 번 기대해보렵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 충주의팬심 2011/02/28 13:42 # 삭제

    안녕하세요 ㅋㅋ 충주 험멜 서포터즈 인데, 3월 12일에 기회가 되신다면 경기 보러 한번 와주세요 ^^
  • Stretford End 2011/02/12 12:03 # 답글

    잘 봤습니다. N리그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잘 봐주세요 헤헷~
  • 른밸 2011/02/12 18:33 #

    N리그라니!! 내셔널리그입니다!! 자세가 안되어있군요
  • 헬보이 2011/02/12 14:15 # 답글

    개인적으로 경찰청 같은 팀도 내셔널로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K리그 의 어린선수들에게 기회도 줄겸 "임대" 를 활성화 시키면 좋겠어요.
    내셔널리그의 경기력 향상 에도 도움이 되고.. 출전기회를 못잡는 선수 또한 성장할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경제적으로 부담도 덜가고 좋을것 같은데... 흠.. FA컵때 비수를 찌를까봐서 그러는 걸까요?ㅎ
    언제나 른벨님 블로그는 정말 잘 보고 갑니다.
    언론에 관심밖인 내셔널리그의 정보를 이렇게 밖에 알수 없다는것이 슬프네요..
    밴드하는 친구들에게 부탁해 한수원 응원가 노래나 만들어 달래야 겠어염~ㅎ
  • 른밸 2011/02/12 18:34 #

    경찰청이 사실 내셔널리그 내려오기로 되어있었는데 취소됐더군요;; 이건 뭔 일인지...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K리그와 내리그 간 임대 활성화 정말 괜찮은데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이 좀 께름칙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잖죠. 지난 시즌 울산현대에서 울산미포조선으로 2명인가 임대왔었는데, 둘 다 별로 였습니다. 어중이 떠중이는 안오느니만 못한 상황;;
  • 헬보이 2011/02/12 22:58 # 답글

    오.. 그랬던가요?
    른벨님 말처럼 수준있는 팀이 최근 내셔널리그 에도 많으니까여~ㅎ
    아아... 른밸님은 도대체 이런 정보를 다 어디서...ㅎㅎ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