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 좀 찼다는 축구인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때는 맨땅에서 12시간씩 훈련했어" "맞아가면서 타이어메고 운동장 100바퀴 뛰고 그랬어" "요즘은 환경이 좋고 관리하다보니까 예전 같지가 않아" 등등등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축구를 해왔기에 오늘 우리가 세계적 수준에 뒤처지지 않은 축구를 직접 보게 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좋아져서 선수들이 예전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다 같은 말은 정말 듣기 싫더군요. 제가 "우리 때는..." 류의 이야기를 과도하게 싫어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히딩크가 "한국 선수들이 가장 처지는 부분은 체력이다"라는 말을 하고,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통해 2002년 4강 진출에 성공했던 기억은 다 잊혀진 걸까요. 과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려웠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현실에 감사하곤 하지만, "요즘은..."이 나오는 순간 짜증이 밀려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 이런 대목이 있죠. "남자에게 본인이 요구하지 않은 충고를 하지 마라. 듣는 순간 본인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며 기분이 나빠질 것이다."
저 이야기를 하려고 한게 아닌데 사실이 길었네요.

지난 금요일, 강원FC 클럽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라네요. 바로 앞에는 강남축구공원이 있습니다. 천연잔디구장이 1면, 인조잔디구장이 2면이네요. 인조구장은 시민에게 개방된다고 하니, 바로 옆에서 강원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영상은 강원FC 직원이 촬영해서 올린 듯 싶네요. 새 집 특유의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포인트. 남자끼리 사는데 저렇게 깔끔할 리가...따로 담당직원이 있다는 말로 미루어봤을 때 정리하시는 분이 있긴 하겠지만 말이죠 ㅎㅎ
K리그에서 클럽하우스가 없는 팀은 총 5개 팀입니다. 전북, 인천, 성남, 대구 그리고 대전입니다. 이 중 전북과 인천은 착공에 들어가서 내년 혹은 내후년에 완공될 예정이구요. 나머지 3팀은 무소식입니다. 성남은 2년 전 클럽하우스 건립계획을 냈지만, 아시는 분은 아실 그 세력(...)의 반발로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구요, 대전은 퍼플 아레나 동관과 서관 빈 공간에 클럽하우스를 만든다는 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습니다. 대구는 모르겠네요. 광주는 내무반이 있으니 패스-
신생팀이지만 지원시스템을 착착 만들어가는 강원의 행보는 경기력이나 성적과 별개로 주목할만합니다. 스포츠구단의 건축물 사적소유가 금지된 상황에서, 긴밀한 지자체 협력을 통해 발빠르게 클럽하우스를 확보한 모습은, 구체적인 클럽하우스 건립 계획이 없는 구단들이 본받아야 합니다. 내셔널리그 강릉시청 역시 올해 초 별도의 클럽하우스에 자리잡았죠. 무려 전기리그 우승까지 했지만 클럽하우스는 고사하고 샤워도 못하고 서울 숙소로 이동하는 대전 한수원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지만요.
클럽하우스 외에도 강원이 오랜 역사를 지닌 팀보다 나은 부분이 여럿 있습니다. 일단 위의 영상. 강원 직원이 직촬했죠. 이런 영상 보신적 있나요? 전 팬들이 찍은 영상은 많이 봤지만, 구단에서 직접 촬영해서 공개한 영상은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팬들이 궁금해하는 새로운 클럽하우스 모습을 스틸컷이 아닌 동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구단의 오픈마인드가 참 인상적입니다.
(리그에 참가한 지 2년밖에 안지났지만) 각종 정보가 비교적 잘 채워져 있는 구단 홈페이지, 있을건 다 있는 쇼핑몰, 정규직은 아니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명예기자단 등등. 경기장에서는 혹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꼴등으로 처졌지만, 제반환경만큼은 K리그 정상권인 강원FC입니다.
잘 갖추어진 시스템이 선수들을 태만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걸 막고 동기부여를 통해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이끌어가는게 지도자의 역할이죠. 20대 초반 이하의 번뜩이는 선수들은 좋은 환경 못지 않게 좋은 지도자를 만났기 때문에 기대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은 갖춰지고 있으니, 지도자 양성에도 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원FC가 좋은 제반환경을 바탕으로 더 좋은 축구를 선보이고 리그 순위 더 높은 곳에 자리잡기를 기대해봅니다.
"우리 때는 맨땅에서 12시간씩 훈련했어" "맞아가면서 타이어메고 운동장 100바퀴 뛰고 그랬어" "요즘은 환경이 좋고 관리하다보니까 예전 같지가 않아" 등등등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축구를 해왔기에 오늘 우리가 세계적 수준에 뒤처지지 않은 축구를 직접 보게 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좋아져서 선수들이 예전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다 같은 말은 정말 듣기 싫더군요. 제가 "우리 때는..." 류의 이야기를 과도하게 싫어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히딩크가 "한국 선수들이 가장 처지는 부분은 체력이다"라는 말을 하고,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통해 2002년 4강 진출에 성공했던 기억은 다 잊혀진 걸까요. 과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려웠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현실에 감사하곤 하지만, "요즘은..."이 나오는 순간 짜증이 밀려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 이런 대목이 있죠. "남자에게 본인이 요구하지 않은 충고를 하지 마라. 듣는 순간 본인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며 기분이 나빠질 것이다."
저 이야기를 하려고 한게 아닌데 사실이 길었네요.

지난 금요일, 강원FC 클럽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라네요. 바로 앞에는 강남축구공원이 있습니다. 천연잔디구장이 1면, 인조잔디구장이 2면이네요. 인조구장은 시민에게 개방된다고 하니, 바로 옆에서 강원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영상은 강원FC 직원이 촬영해서 올린 듯 싶네요. 새 집 특유의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포인트. 남자끼리 사는데 저렇게 깔끔할 리가...따로 담당직원이 있다는 말로 미루어봤을 때 정리하시는 분이 있긴 하겠지만 말이죠 ㅎㅎ
K리그에서 클럽하우스가 없는 팀은 총 5개 팀입니다. 전북, 인천, 성남, 대구 그리고 대전입니다. 이 중 전북과 인천은 착공에 들어가서 내년 혹은 내후년에 완공될 예정이구요. 나머지 3팀은 무소식입니다. 성남은 2년 전 클럽하우스 건립계획을 냈지만, 아시는 분은 아실 그 세력(...)의 반발로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구요, 대전은 퍼플 아레나 동관과 서관 빈 공간에 클럽하우스를 만든다는 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습니다. 대구는 모르겠네요. 광주는 내무반이 있으니 패스-
신생팀이지만 지원시스템을 착착 만들어가는 강원의 행보는 경기력이나 성적과 별개로 주목할만합니다. 스포츠구단의 건축물 사적소유가 금지된 상황에서, 긴밀한 지자체 협력을 통해 발빠르게 클럽하우스를 확보한 모습은, 구체적인 클럽하우스 건립 계획이 없는 구단들이 본받아야 합니다. 내셔널리그 강릉시청 역시 올해 초 별도의 클럽하우스에 자리잡았죠. 무려 전기리그 우승까지 했지만 클럽하우스는 고사하고 샤워도 못하고 서울 숙소로 이동하는 대전 한수원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지만요.
클럽하우스 외에도 강원이 오랜 역사를 지닌 팀보다 나은 부분이 여럿 있습니다. 일단 위의 영상. 강원 직원이 직촬했죠. 이런 영상 보신적 있나요? 전 팬들이 찍은 영상은 많이 봤지만, 구단에서 직접 촬영해서 공개한 영상은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팬들이 궁금해하는 새로운 클럽하우스 모습을 스틸컷이 아닌 동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구단의 오픈마인드가 참 인상적입니다.
(리그에 참가한 지 2년밖에 안지났지만) 각종 정보가 비교적 잘 채워져 있는 구단 홈페이지, 있을건 다 있는 쇼핑몰, 정규직은 아니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명예기자단 등등. 경기장에서는 혹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꼴등으로 처졌지만, 제반환경만큼은 K리그 정상권인 강원FC입니다.
잘 갖추어진 시스템이 선수들을 태만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걸 막고 동기부여를 통해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이끌어가는게 지도자의 역할이죠. 20대 초반 이하의 번뜩이는 선수들은 좋은 환경 못지 않게 좋은 지도자를 만났기 때문에 기대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은 갖춰지고 있으니, 지도자 양성에도 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원FC가 좋은 제반환경을 바탕으로 더 좋은 축구를 선보이고 리그 순위 더 높은 곳에 자리잡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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