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나갔네

 다담주에 군대갈 친구넘과 점심을 먹고 전역하고 처음 만난 친구넘과 저녁을 먹었다.

 촛불시위 한 번 가볼까- 하고 지하철타고 터벅터벅 태평로로 나갔다.

 인파 속에서 유유자적 있다가 어느 순간 빵 소리와 비명소리와 고함소리가 터져나오면서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뭐야뭐야 하다가 인도쪽으로 피하는데 앞쪽에서 우르르 쓰러지는 사람들.

 간신히 인도로 피했다 싶었는데 인도에서도 달려오는 전경들.

 다시 죽어라 뛰어서 골목으로 빠져서 구사일생으로 살았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전경들에게 잡힐 것 같은 다른 사람들을 구출하고 있다.

 나도 합세해서 넘어진 사람들은 일으켜세우고, 옷이 잡힌 사람들은 끌어당겼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가고 한 숨 돌리는데 왼쪽 손목이 욱씬거린다.

 지지난주에 풋살하다가 접질렸는데, 어떤 사람 잡아주다가 방패를 얼떨결에 팔로 막았는데 그 때 다친건가?

 좀 봐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피 흘리는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멀쩡한 몰골로 가자니 창피해서 물어물어 파스 하나 붙였다.


 파스 주신 아저씨 감사합니다. 저 예비군이니까 걱정안하셔도 되요.

 끌어당기다가 옷 찢어져버린 학생아 미안해. 여기 나올 때는 나처럼 인터파크 3장에 12500원짜리 옷 입고 나와야돼.

 오빠라고 불러준 가방 맡아준 여학생 고마워요.


 나 방패로 내려치고 다시 한 번 내려치려다가 내가 피하는 바람에 중심잃고 엎어졌던 전경아.

 쌤통이다. 너 땜에 거기 있는 사람들 다 한 번씩 웃었다.

by 푸른별빛 | 2008/06/30 16:08 | 그냥...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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